2026.06.27
carve out

인해가 타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헤어질 때 온해가 인혁이한테 그냥 별다른 생각 하지 말고 내가 네 1년을 도려냈다고 생각하라고 했을 것 같아서⋯.
  보통은 나를 잊어줬으면 좋겠다, 좋은 사람이 만나 같은 서로의 미래를 응원하는 말을 주고 받으며 끝내기 마련인데, 온해는 그저 내가 네 일 년을 도려냈을 뿐이라고 생각하라고 하는 게⋯. 그 말을 들은 내뱉은 순간부터 백인혁의 1년은 나중에 회상할 수 있는 추억 따위가 아니라, 정말 온해에게 도려내진 공허 그 이상 그 이하도 될 수 없어서
   인해는 온해가 도려낸 그 1년 위에 업이 너무 많이 쌓여 버려서 그게 다 해소될 때까지는 백인혁도 온해도 서로를 자꾸만 돌고 도는 게 좋아⋯ 그리고 그 업이 전부 사라진 뒤에야 비로소 완전한 몰이해의 평행성을 걷는 타자가 되는 것도⋯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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